본문 바로가기

기타

[단독]TPP 정부용역 "'참여' 아닌 '가입'은 乙…손실 커"

[단독]TPP 정부용역 "'참여' 아닌 '가입'은 乙…손실 커"


[[the300] 2013년 KIEP 보고서에서 지적 불구 미참여…산업부 "여력 없었다"]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participation)'하지 않고 '가입(accession)'할 경우 경제적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용역 결과를 받고서도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참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제남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TPP 협정의 경제적 타당성 효과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TPP 협상 참여와 가입 시간차에 따른 기회비용은 적지 않은 경제적 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해당 보고서는 2013년 8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연구용역을 받아 작성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보고서는 "TPP 참여와 가입은 큰 차이가 있다"며 "참여는 협상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이해를 반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는 반면, 가입은 이미 정해진 규범과 원칙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해 반영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참여가 아닌 가입으로 인한 손실에 대해 "가입할 경우 을(乙)의 입장에서 이미 만들어진 원칙과 규범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해야 하기 때문에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 "가입에 따른 우리 운신의 폭이 거의 전무할 것이라는 점 때문에, TPP 참여보다 가입시 국내 저항이나 반대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KIEP가 미국 피터슨 경제연구소의 TPP 경제적효과를 분석한 결과 △일본이 2013년 중 TPP에 참여하고 우리는 불참할 경우, 2025년 우리나라의 실질 GDP는 28억 달러 감소(-0.1%)하고 하는 일본은 1046억달러(2.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가 일본에 이어 2014년 중 TPP에 참여할 경우, 우리나라 GDP는 458억 달러 증가(2.2%)해 일본과 유사한 수준의 경제적 효과를 거둔다는 계산이다.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TPP 협상에 참여하면 핵심 농산물 개방을 지연시킬 수 있고, 제조업부문 해외시장을 더 좋은 조건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협상을 통해 일본으로부터 자동차 및 부품·소재·일반·기계 등의 개방을 지연시킬 수도 있다"며 "TPP 불참 또는 가입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참여가 갖는 이러한 이점은 명백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최종 타결된 TPP 협상에 참여하지 못했다. 협상에는 미국과 일본, 캐나다, 멕시코, 페루, 칠레,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12개국이 참여했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당 용역을 기초로 해서 공청회 개최를 했고 (TPP)관심 표명을 했다"며 "협상에 참여하려면 최소 1~2년 준비기간이 필요한데, 관심표명을 2013년 11월에 했고, 2013년 7월 이후에는 사실상 추가가입 여지가 없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위관계자는 이어 "당시 우리나라는 9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하고 있었고, 쌀 관세화 문제나 국가분쟁해결(ISDS) 재협상 문제라든지 큰 통상현안이 많아서 사실 실질적인 여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방미(訪美) 기자회견에서 "이미 높은 수준의 FTA를 체결한 한·미는 TPP에서도 자연스러운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양국은 우리의 참여 문제에 대해서도 앞으로 긴밀히 협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의 TPP 가입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신 양국은 16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채택한 총 9페이지 분량의 '한미 관계 현황 공동설명서(Joint Fact Sheet)'에 "미국은 TPP와 관련한 한국의 관심을 환영한다"(US welcomes Korea’s interest in TPP)고 명시했다.

이현수, 이동우 기자 hyd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