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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이어 건설기계 구조개편…다음은 어디?

조선 이어 건설기계 구조개편…다음은 어디?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중공업 등 국내 건설장비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생산량을 축소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건설기계 시장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와 실적 악화에 따른 감산(減産) 조치로 풀이된다. 조선 업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 한데 이어 건설장비 업체들이 사업 재편에 들어가면서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다른 업종·기업들도 구조개편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날부터 23일까지 5일간 건설장비 사업본부의 중형과 대형굴삭기 생산공장의 조업을 중단한다. 현대중공업의 건설장비부문이 감산이 아닌 한시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은 지난 1985년 사업본부 출범 이래 처음이다. 생산 중단은 업황 악화로 인한 실적 부진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중국 등 글로벌 건설장비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수요가 크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생산량을 줄일 수 밖에 없어 일정 기간 공장가동을 중단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올 상반기엔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 내 굴착기 생산량을 줄였다.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생산법인인 두산인프라코어 차이나(DICC)는 중국 옌타이에 있는 굴착기 생산라인 3개 중 1개 라인 생산을 중단해 연간 굴착기 생산 규모가 3만2000대에서 1만대 후반으로 감소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3년에도 쑤저우 지역에 지은 소형 굴착기 공장을 부품물류창고로 전환하는 등 생산량 축소에 선제적으로 나선 바 있다.

국내 최대 건설장비 기업들이 '감산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건설기계 시장 침체로 주력인 건설기계 수요의 감소와 이에 따른 실적 악화에 따른 조치다. 특히 가장 큰 시장인 중국 내 건설기계 시장이 글로벌 경기 악화로 예년보다 크게 축소된 데다 중국 로컬기업들이 자국 정부의 지원으로 시장을 넓혀가면서 국내 기업들의 입지가 급격히 좁아지고 있다.

실제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내 굴착기 시장 점유율은 2010년 15%에서 최근 7~8%까지 밀려났고, 지난해 매출은 9158억원으로 2011년(2조3200억원)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현대중공업 또한 2011년 중국 산둥성 타이안에 휠로더 공장을 준공하며 중국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었지만, 중국경제의 장기 침체로 지난해 영업손실 334억원, 순손실 660억원을 낸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25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외에 유럽법인, 인도법인 등 해외 계열사들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의 건설경기 불황으로 판매량이 급감한 것이 수익성 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과거 시장 호황기 때 갖춰진 사업과 조직구조를 현재 시장 상황에 맞게 축소 재편하는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세계 건설기계 시장 큰 축인 중국 시장의 장기 침체와 엔저를 비롯한 환율 변동, 유가 하락 등으로 연관 산업 수요가 감소하면서 중국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다른 업종들도 머지않아 구조개편 작업이 시작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