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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중국 R&D로 혁신대국 변신… 한국 넘어 독일·일본 수준 제조강국 야심

  • 중국 R&D로 혁신대국 변신… 한국 넘어 독일·일본 수준 제조강국 야심
  • '첨단기술 굴기' 나선 中


반도체 핵심 칩 직접 생산 
5세대 이통기술 상용화 등 제조업 패러다임 전환으로 
'중진국 함정' 벗어나기 


상당수 특허 모방 의혹… "R&D 뻥튀기" 목소리도
 

6일 중국 선전증시에서 칭화홀딩스 계열 반도체 업체인 퉁팡궈신의 주가는 10%나 치솟았다. 퉁팡궈신은 전날 800억위안(약 14조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공시했던 회사다. 통상 유상증자는 물량 부담 탓에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지만 퉁팡궈신의 주가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 셈이다. 투자자들은 단순한 물량 부담 대신 자금의 사용처인 메모리 반도체 공장과 대만의 반도체 후공정 기업 파워텍 지분인수에 주목한 셈이다. 


중국이 첨단산업 굴기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특히 갈수록 기술격차가 줄어들면서 한국이 1위를 달리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디스플레이도 오는 2018년이면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줘야 할 판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 정부의 첫 5개년 경제 청사진인 '제13차 5개년계획(13·5계획)'에 미래기술 개발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예고된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산업 고도화로 중진국 함정 탈출=이번 연구개발(R&D) 투자계획은 시진핑 정부가 과감한 R&D 투자로 중진국 함정을 벗어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후안강 칭화대 국정연구센터 주임은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적인 '혁신대국'으로 변신을 하고 있다"며 "중국 경제와 산업은 성장의 속도보다는 품질과 효율을 추구하는 모델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이미 제조업 로드맵인 '중국 제조 2025'에서 10년간 제조업의 디지털·네트워크·스마트화를 통해 핵심기술을 장악, 제조 강국 대열 진입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기초로 중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는 독일과 일본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제조 강국에 진입한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청사진에서 한국을 아예 경쟁 대상에 올리지도 않았을 정도다. 

◇13·5계획 첨단산업에 올인=시진핑 정부는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R&D 투자로 삼고 이에 집중할 방침이다. 성장률에 목을 매던 발전 패러다임도 버렸다. 희생이 따르더라도 산업구조 고도화를 통해 지속성장이 가능한 제조업 기반을 갖추겠다는 전략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제조업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에는 과감한 R&D 투자가 있다. R&D 투자의 대원칙은 자체기술 개발과 상용화다. 10대 핵심산업 선정 과정에서도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단순 기술이전이나 인수합병(M&A) 대신 자체기술 확보에 우선순위를 뒀다. 

특히 차세대 정보기술 분야에서는 반도체 핵심 칩을 생산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현재 중국은 반도체의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차세대 이동통신, 로봇, 항공산업, 전력, 신소재, 바이오 등 지금까지 몇몇 기술선진국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첨단 분야에 대규모 R&D 투자를 집중할 방침이다. 

◇R&D 뻥튀기 논란 지적도=다만 이 같은 거창한 R&D 투자계획에 해묵은 논란도 제기된다. 맥킨지는 "중국이 지난 2013년 82만5,000개가 넘는 특허를 신청하며 미국의 57만개를 앞질렀지만 이것이 성공한 R&D 투자의 결과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허 중 상당수가 해외 제품 및 지적재산권(IP)을 모방한 사례라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중국의 과학 분야는 거짓과 표절 스캔들에 휩싸여 있다"고도 꼬집었다. 실제로 중국 학자들이 제출한 64개의 논문이 올해 학술지 발행기관인 독일 기관에 의해 거짓으로 판명되며 철회됐고 영국바이오메드센트럴도 43개의 중국 학자 논문을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