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 뻘 학생에게 인사한 경비원 "먹고 살려고"
부산 B 아파트 경비원 인사 논란... 입주자 대표회의 "강요 아냐"
▲ 이른바 '갑질 인사' 논란을 불러온 부산의 한 아파트 주민들의 출근길 모습. | |
ⓒ 인터넷 갈무리 |
"어쩔 수 없죠, 벌어 먹고살려면."
'갑질 인사' 논란이 벌어진 부산 동래구 B 아파트의
경비원들은 손녀같은 학생들에게도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해야 했다. 기분은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5일 만난 60대 경비원에게 왜
그동안 인사를 해야 했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그는 "잘못하면 잘리니까"고 짧게 답했다.
이 아파트 경비원들이 출근길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게 된 건 두 달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파트와 지하철역을 연결하는 통로를 드나들기 위해서는 비밀번호를 일일이 눌러야 하는데, 사람이
몰리는 출근 시간은 이로 인한 불편이 크다는 민원이 제기돼 상시 개방을 결정하면서부터다.
통로를 지키고 선 경비원은 출근하는
주민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고, 이를 불편하게 여긴 한 주민이 나서 인터넷에 비판 글을 게시했다. 아파트 경비원들이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항의가 있어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가 인사를 요구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의 비판이 쇄도했다. 전형적인 '갑질'이 아니냐는
분노였다.
▲ 이른바 '갑질 인사' 논란이 불거진 부산의 한 아파트에 붙은 주민들의 항의. 주민들은 갑질인사의 중단을 요구했다. | |
ⓒ 정민규 |
순식간에 '갑질 아파트'의 주민이 되어
버린 입주자들도 할 말은 있었다. 한 주민은 이런 식의 인사가 불편했다고 말했다. 아파트에서 만난 50대 남성 입주민은 "어른들에게 갑질을 하는
거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강압적인 인사를 멈춰야 한다는 서명운동도 벌어졌다. 서명운동에
참여했다는 30대 주부는 "논란이 일기 전까지 경비원분들이 인사를 하는 데 이런 이유가 있는지 몰랐다"면서 "알고 나니 부모님 같은 분들에게
인사를 받아왔다는 점이 미안했다"고 말했다. 아파트에는 "경비 아저씨들도 사람"이라며 "당장 갑질을 멈추라"는 항의를 담은 종이도 나붙었다.
거센 비판에 직면한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측은 "강요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관계자는 "우리가 보안팀
직원(경비원)들에게 인사를 강요한 것은 없다"면서 "일부 직원이 '오버'해서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갑질이라는 비난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일면서 경비원들의 출근길 인사는 중단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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